김건희 여사는 왜 이재명 검찰 조사 다음날 서문시장 향했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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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잠행을 이어가던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을 전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조사 다음 날 공식 행보에 나서면서 자신을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비판을 정면돌파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3일 국회 등에 따르면 김 여사가 새해 들어 단독으로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처음으로, 지난달 22일 서울 남대문 쪽방촌 봉사 활동을 펼친 이후 20일 만이다. 이날 김 여사 일정에는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동행 취재했다.
 
김 여사는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 들러 설 명절 준비를 위한 물품과 식자재, 음식을 구매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12시18분쯤 도착한 뒤 시민, 상인들에게 인사와 악수를 하며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김 여사를 보기 위해 모여든 서문시장의 상인과 시민들은 “예뻐요”를 연호했고 김 여사는 손을 흔들거나 하트 인사를 하며 화답했다.
 
김 여사는 카스텔라 가게와 어묵 가게, 주단 가게 등을 들러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고, 분식집에서 상인회 임원과 함께 떡볶이를 먹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김 여사가 새해 첫 단독 공개 행보로 대구 서문시장을 택했다는 점이다. 대구광역시 중구 대신동에 있는 서문시장은 두 가지로 유명하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큰 규모의 재래시장이라는 점과 보수정치인들이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순례길’로 활용해왔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경우 대선 전후 5차례 서문시장을 찾았다. 당시 윤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권력이 서문시장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의원은 “서문시장은 보수의 심장이다. 어느 곳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뒷받침하는 곳인 만큼 이곳에서 공개 행보를 통해 국민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어묵을 집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특히 시점이 묘하다. TK(대구·경북) 지역은 최근 집권여당 당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캐스팅보트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당 지도부와 대통령의 의중 등 대부분 대세를 거스르지 않은 TK지만, 이번 국민의힘 당권 후보 중 윤석열 대통령의 대척점에 선 유승민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지역 출신 당권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작성한 ‘전당대회 선거인단 예측안’에 따르면 선거인단(당원) 32만8889명 중 TK와 PK를 포함한 영남권 당원은 51.3%(16만8628명)로 가장 많다. 당원투표 비율이 90%로 늘어나면 영남권 당원투표 결과가 약 45%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PK를 정치적 기반으로 둔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의 경우 TK를 전략적 승부처로 보고 있고, 남은 의원들은 PK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TK에 구애를 보내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TK가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 김 여사는 TK 정치 1번지인 서문시장으로 향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대구를 방문한 것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심 후보를 부각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을 전파 하는 것 아닌가. 핵심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 전달 의도가 있다”고 봤다. 
 
특히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서문시장 방문에 동행취재를 허용하면서 최근 MBC 대통령실 출입기자 제재 요구 등으로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은 대통령실 대국민 홍보전략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박 전 원장조차 “공적활동 취재를 기자들한테 허용한 건 아주 잘했다. 대구 서문시장도 갔는데 설날이 오려면 아직 (날이) 있으니까 상징적인 광주 양동시장도 한 번 갔으면 한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또 한가지 관심을 끈 것은 시점이다. 김 여사는 이 대표 검찰 조사가 있었던 지난 10일 직후 공개 행보에 나섰다. 무엇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민주당은 김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제법(김건희 특검법)을 가동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국회 안팎에서는 김 여사 서문시장행을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한 재선의원은 “민주당이 특검법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법사위(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그만큼 결백에 자신 있는 것 아니겠냐.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최근 재판에서 김 여사의 주식 매수와 관련한 녹취록이 공개됐다”며 “1년 8개월여의 수사 끝에 대부분 기소된 이 사건 관련자들과 달리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답보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재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다음 달 10일 재판 선고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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