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아내 "서면조사가 무례? 文 고발 참지않겠다"

 


중앙일보


 2020년 서해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피격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이 서면 조사를 통보한 데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씨의 아내 권영미씨는 "미뤄왔던 문 전 대통령 고발을 앞당겨 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권씨는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통화에서 "그동안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고발을 참아왔으나 유족 요청으로 이뤄진 정당한 조사 요구가 '무례하다'면 문 전 대통령에게 (검찰에) 출두해 발언할 기회를 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문일답.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 씨의 아내가 지난 6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 씨의 아내가 지난 6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감사원의 서면 조사 관련 보고를 하자 문 전 대통령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는데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는 유족인 우리가 요청한 거다. 그래서 법과 절차에 따라 진상규명이 진행중이다. 우리는 이걸 지키보며 힘겹게 일상으로 돌아가려 노력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또다시 정쟁화에 나섰다. 민주당에는 남편의 죽음에 대해 단 한 번도 유감을 표하거나 사과를 한 사람이 없다. 국민 세금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문재인과 이재명 지키기만 하면서 진짜 지켜줘야할 우리 같은 국민은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감사원은 1993년 노태우, 98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과는 "전혀 사례가 다르다"고 한다.
 "뭐가 다르다는 건가. 우리 같은 국민들에게 남편이 죽고, 아빠가 죽은 것만큼 더 큰 일이 어디 있나. 그에 대한 진실을 알려달라고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한 걸 두고 '사례가 다르다'는 건 국민의 죽음을 폄훼하는 것이다. 나라 위해 일한 공무원을 이런 식으로 취급한다면 누가 국가에 충성하고 일하겠나. 남편의 죽음을 말 그대로 개죽음으로 만드는 얘기만 계속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에 손편지를 썼던 아들은 어떻게 보고있나
 "아들이 내게 '감사원이 어떤 곳인데 정치에 따라 움직이겠냐. 우리가 요청했으니까 조사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하더라. 아들이 정치보복, 북풍몰이란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하고 스트레스를 받아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서면 조사에 대해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뉴스를 보니 (대장동, 성남 FC 후원금 등) 엄청난 사건들에 연루돼 있던데, 지금 누가 누구한테 뭐라는 것인가. 양심이 하나도 없는 것 아닌지. 이제는 입 닫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는 그가 사람으로 안 보인다."
-감사원의 조사가 거의 완료된 듯하다. 서훈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핵심으로 지목됐다. 어떻게 보나
"우리가 의심해온 바대로 조사가 되가는 것 같다. 전직이든 현직 대통령이든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사실대로 얘기하고 용서받으면 되는 것인데 문 전 데통령은 '무례하다'면서 거부했다. "
 -대응할 생각인가
 "문 전 대통령은 진작 고발했어도 속이 후련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고발을 미루고, 수사를 지켜본다고 지금까지 고발 안했는데 감사원의 서면 질의 요구가 그렇게 무례한 것이라면 문 전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검찰에) 직접 출두해 발언할 기회를 드리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 전 대통령을 고발할 것인가
"해야죠. 저희는 그래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소환이 이뤄지면 그에 따라 문 전 대통령을 고발하려 생각해왔다. 그렇게 저희는 나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해온 것이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이 그것도 모르고 '무례하다'라고 하니, 자신이 최고 존엄이라 착각하는 것 아닌가. 법 위에,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밖에 안되지 않나. (그래서 곧 고발할 생각인가) 네. 아주버님(고인의 형 이래진씨)이 고발하겠다고 했고 나도 거기 동의했다."
 -결국 문 전 대통령 측이 '무례하다'는 입장을 낸 게 고발을 앞당긴 셈이다.
"그렇다. 유족들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잖나. 감사원에 '무례하다'고 했다지만 저희한테 한 것이나 똑같다. 감사원 조사는 우리 요구에 따라 이뤄진 것인데 이걸 무례하다고 한 건 결국 우리 유족한테 무례하다고 하는 것이다."
 -검찰 수사는 어떻게 되가나
 "처음 개시됐을 때 참고인 조사 받았고 수사 도중 내게 한차례 전화 와서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주셨다."
 고인 친형 래진씨는 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인천 계양구 지역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고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6일에는 노영민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인영 당시 통일부장관, 전현희 현 국민권익위원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오후5시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보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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