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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플랫폼 기업의 미래” 이승훈의 『플랫폼의 생각법: 새로운 시선』 출간

  • 기자명 안상현 기자 
  •  
  •  입력 2023.01.03 14:09
 
   

[한국강사신문 안상현 기자] 플랫폼에 대한 명쾌한 정의와 성공하는 플랫폼 기업이 갖추어야 할 조건 그리고 플랫폼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저자만의 깊은 통찰과 혜안으로 풀어내 전문가들은 물론 CEO와 비즈니스맨, 그리고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최고의 플랫폼 서적’이라 극찬 받았던 《플랫폼의 생각법》이 완벽하게 업그레이드된 두 번째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지난 2020년 발간된 첫 번째 개정판 《플랫폼의 생각법 2.0》이 플랫폼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국내외 1등 플랫폼 기업들의 핵심 전략을 분석한 책이었다면, 이번 《플랫폼의 생각법: 새로운 시선(한스미디어, 2022.12.29)》은 거기에 더해 플랫폼 기업들의 행동 변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방점을 둔 책이다.

그리고 그 행동의 변화는 주로 ‘반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에 플랫폼이 만들어 낸 긍정적인 변화를 넘어 이제는 이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 이야기할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플랫폼 간의 경쟁이 규모의 경쟁에서 품질 경쟁으로 넘어가면서 플랫폼들은 자연스레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보이지 않는 반칙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 책의 ‘새로운 시선’은 플랫폼이 선한 플랫폼의 모습을 버리고 있다는 관찰의 결과물이다.

시장의 과도한 개입, 자체 브랜드의 도입, 그리고 시장 지배력의 남용이라는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의 모습’을 새로운 시선에서 이야기한 것이다. 또한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플랫폼이 인간의 노동과 결부되면서 만들어지는 플랫폼 노동에 대한 문제 즉 플랫폼 노동이 왜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노동인가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다루었다.

이 책의 핵심은 1장부터 4장까지의 ‘새로운 시선’이라 할 수 있다. 플랫폼 간의 경쟁이 규모의 경쟁에서 품질 경쟁으로 넘어가면서 플랫폼들은 자연스레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보이지 않는 반칙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선’은 플랫폼이 선한 플랫폼의 모습을 버리고 있다는 관찰의 결과물이다. 시장의 과도한 개입, 자체 브랜드의 도입, 그리고 시장 지배력의 남용이라는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의 모습’을 새로운 시선에서 이야기했다. 플랫폼은 시장의 운영자이고 심판이기에 직접 선수로 참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 이들이 경쟁이라는 핑계로 시장에 직접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쿠팡의 직접 배송과 같은 플랫폼의 기능이 여기에 해당한다. 언뜻 보기에 쿠팡이 자체 물류 역량을 갖추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쿠팡이 네이버, SSG와 경쟁하면서 차별화 요소로 자체 물류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자체 물류 시스템은 상품 공급자들에게 쿠팡으로의 보다 강한 종속을 만들어 낸다. 이제 쿠팡이 제공하는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쿠팡이 시장을 장악하고 나면 자체 물류라는 경쟁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는 이제 독점을 고착화시키는 도구로 활용된다.

쿠팡의 로켓와우 멤버십이나 탐사수와 같은 자체 브랜드 모두 동일한 시각에서 생각해야 한다. 현재는 전쟁 중이기에 플랫폼 참여자들이 무신경하게 허락한 요소들이 종국에는 쿠팡의 독점력을 강화시키며 플랫폼이 선수로 계속해서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

플랫폼 독점의 문제는 ‘카카오택시’와 ‘배달의민족’을 시작으로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더불어 플랫폼이 인간의 노동과 결부되면서 만들어지는 플랫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했다.

노동의 문제는 언제나 민감한 주제이다. 법학자들이 노동법 관점에서 이미 플랫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노동법을 개정하거나 개정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 문제를 플랫폼이 가진 본질에 기반하여 이야기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플랫폼 노동이 왜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노동인가에 대해 심도 깊게 분석했다. 2장 광장 플랫폼, 3장 시장 플랫폼, 그리고 4장 인프라 플랫폼에서는 가능한 개개의 플랫폼들의 모습을 업데이트했다.

‘새로운 시선’이라는 부제에 걸맞은 구글의 독점 이슈, 페이스북의 확증 편향, 그리고 아마존의 자체 브랜드, 메타의 인프라 플랫폼 진출 등에 대해 내용을 추가했다. 중국과 한국의 플랫폼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선에 맞춰 어떤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추가했다.

플랫폼은 이제 비즈니스 영역을 넘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접점을 마주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플랫폼의 생각법: 새로운 시선》을 통해 플랫폼의 모든 것을 확인해 본다.

[사진출처=한스미디어]
[사진출처=한스미디어]

저자 이승훈은 2000년대 중반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실명 기반 SNS 싸이월드에서 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국내 플랫폼 기업의 서막을 함께했다. 이후 SK텔레콤에서 11번가와 멜론의 탄생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모바일네이트, 인터파크 등 국내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들을 이끌었다.

한때 사용자 수가 수천만 명에 달하고 하루 평균 클릭 수가 5,000만 번에 이르렀던 싸이월드는 왜 페이스북이 되지 못했을까라는 의문 속에서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과 같이 성공하는 플랫폼 기업의 비밀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대학에서 오랜 기간 ‘플랫폼 이론’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실패한 플랫폼과 성공한 플랫폼을 비교 분석했고, 마침내 1등 플랫폼 기업들의 생각법이 정리되었다. 현재 각종 기고와 강의, 저술 활동 등을 통해 기업과 학생들에게 본인의 경험과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경제경영 지식의 기본을 알기 쉽게 전하는 〈EBS 비즈니스 리뷰 플러스〉(EBR 플러스)에서 ‘플랫폼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한층 높이기도 했다.

현재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네모파트너즈의 대표 파트너이자 가천대학교 경영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플랫폼의 생각법》, 《플랫폼의 생각법 2.0》, 《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구독전쟁》, 《시작은 옷가게, 목표는 플랫폼입니다》 등이 있다.

파편사회 극복의 과제

영상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며칠 전 미국의 시사 주간지 ‘U.S. 뉴스 & 월드 리포트’는 세계 85개국을 대상으로 ‘2022년 가장 강한 국가’ 점수와 순위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지도자, 경제적 영향력, 정치적 영향력, 강력한 국제 동맹, 강력한 군사력, 수출 등 여섯 지표에서 점수를 매겨 총점을 계산하여 산출하는데, 한국은 2021년보다 2계단 오른 6위를 차지했다. 이 잡지는 한국을 ‘세계 최대 경제국 중 하나’로 평가했다.

한국은 정말로 살기 좋은 나라라 할 수 있을까? 경기 침체, 부동산 가격 폭등과 폭락, 지속되는 부정부패, 흔들리는 사회 안전 시스템 등에 실망한 한국인은 상당수가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즉, 한국은 경제·정치·군사적으로 부강한 나라이지만, 시민의 삶의 질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 원인은 ‘사회적 파편화’에 있다. 그것은 사회관계의 두 측면, 즉 사회체계와 대인관계에서 균열·단절·파괴가 일어나는 상태를 뜻한다.

첫째, 사회체계 차원으로, 한국사회는 유기적 연대를 가진 하나의 통일체로 묶이지 못하고, 소집단 또는 개인 수준으로 조각나 버리는 ‘사회의 원자화’가 급격히 진행되었다. 사회체계를 구성하는 하위부문 간 접면(接面) 또는 연결고리가 파괴됐고, 사회체계의 불균형이 심화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둘째, 대인관계 차원으로, 사회성 부족과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외로운 개인’이 증가하고 있고, 단절된 대인관계로 인해 ‘정체성 불안’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다. 또한 계층·인종·종족·성·이념·세대·지역·종교 등에 따라 ‘우리’와 ‘그들’로 가르고, 다른 생각, 이해관계 상충을 이유로 ‘우리’가 아닌 ‘그들’을 무조건 배척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회갈등’이 심화하였다.

이처럼 파편화된 사회에서는 소통·관용·공존·상생이 약화되고, 외로움·증오·공포·혐오가 강화된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서울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 앞에서 이루어진 ‘폭식 시위’, 대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행해진 ‘돼지고기 잔치’, 온라인에서 자행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피해자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 등은, ‘우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가해진 ‘폭력’이다. 중세 유럽에서 ‘전염병 확산의 주범’으로 몰려 처형되었던 마녀사냥의 희생자처럼, ‘사회에 위협을 가할 힘조차 없는 사람들’에 대해 혐오를 퍼부은 것이다.

파편사회에는 관용이 자리 잡을 틈새가 없다.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의심의 확증편향만 난무한다. 이처럼 갈기갈기 찢긴 사회에서는, 과거와 같은 동질성에 기초한 연대나 사회통합은 불가능하고, 시민의 행복지수도 낮을 수밖에 없다.

정치와 언론은 사회통합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제도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것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여야 정치인은 상대방을 ‘공존’이 아니라 ‘적폐 청산’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어, ‘대화와 타협의 정치 실현’은 기대난망이다. 언론은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고 사용하여, 사회적 파편화를 오히려 부추긴다. 정치와 언론은 사회를 분열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전락했다.

정치와 언론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그뿐 아니라, ‘사회체계 균형의 회복’ 또는 ‘사회적 연대의 회복’을 목표로, 파편사회 극복을 위한 대안적 제도와 정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마지막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한국사회학회 회장

△설동훈 교수는 한국사회학회장·전라북도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조사연구학회장·한국이민학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오디세이] 미래를 보는 눈… 예측은 가능, 예언은 불가능

고승철 언론인·저술가(전 동아일보 출판국장)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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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밝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덕담이 오간다. 간지(干支)에 따른 동물이 으레 등장한다. 올해는 ‘검은 토끼’가 주인공이니 토끼의 총명한 정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리라.

    냉철하게 따지자면 토끼와 인간의 운명이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견강부회일 뿐이다. 달리기 선수는 말띠가 유리한가? 원숭이띠는 체조를 잘할까? 용은 전설상 동물일 뿐인데 사람들의 의식 속에 행세하고 있다. 허구가 실재를 지배하는 꼴이다.

    신년 벽두엔 역술인들이 나라의 운세를 예언하곤 하는데 한때 언론에서는 이를 큼직하게 보도하기도 했다. 21세기 초에 남북한이 통일된다고 큰소리 탕탕 치던 자칭 ‘주역(周易) 대가’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 띠별 일진(日辰)을 알려주는 ‘오늘의 운세’가 여전히 주류 신문에 실리는데 잘 살펴보면 “정성을 기울이면 귀인을 만난다”는 둥 하나마나한 내용 일색이다.

    “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는 허황한 주장이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치열하게 노력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는 말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합격을 기원하는 백일기도가 무슨 효험이 있겠는가. 세계 곳곳에 점성술가, 역술가 등 자칭 예언가, 도사들이 부지기수인데 지구촌의 재앙인 코로나 사태를 예견한 이가 한 사람이라도 있었나? 주가 또는 환율 변동을 미리 알아 부자가 된 예언가가 있는가? 예견한 지구 종말일이 지났는데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부산의 한 역술인이 쓴 주역 해설서를 보니 자신의 청년 시절 회고담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역술인 아버지가 급서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손님을 받았단다. 법학도였던 그는 역술은 전혀 몰랐다. 아침에 찾아온 할머니 손님에게 대뜸 “며느님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으시지요?”라고 넘겨짚기로 말했다. 할머니는 “도사님! 어떻게 보자마자 맞히십니까?”하고 놀라더란다.


    예언 적중은 신통력 아닌 요행일 뿐
    예측은 데이터 등 바탕으로 한 과학
    적중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유용
    신비주의에 머물면 허상의 노예 돼


    헌법학자 C 교수의 회고록에는 청년 시절에 명리학 대가 박재완 옹을 만난 장면이 나온다. “자네는 몸이 허약하여 고시 준비가 어려울 것이니 학문의 길로 가라!”고 말하더라는 것. C 교수는 학자가 자신의 운명임을 깨닫는 듯했다. 이는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의 사례인데 심리학에서는 ‘확증 편향’이라 한다.

    주술, 무속, 예언 등으로 남의 미래를 예단하는 행위는 사술(詐術)에 가깝다. 도력이 높은 체하며 상대방에게 불길한 앞날을 들먹이며 겁박하는 사이비 교주도 허다하다. 세상에 ‘용한 점쟁이’는 없다. MBTI, 혈액형 성격유형 등은 근거 없는데도 귀가 얇은 사람들은 곧이곧대로 믿는다. ‘기도빨’이 잘 받는 암자 따위도 존재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 신전의 신탁(神託) 풀이도 여사제의 환각 상태에서 뱉는 망언(妄言)이다. 예언 적중은 신통력의 결과가 아니라 요행일 뿐이다.

    ‘초능력자 사냥꾼’이라는 제임스 랜디 박사는 초능력을 실현하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 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했는데 지금까지 아무도 초능력을 보이지 못했다. 쇠숟가락을 마음대로 구부리는 묘기를 부리던 마술사 유리 겔라도 랜디 박사 앞에서 눈속임을 하다가 들켰다.

    생년일시를 보고 운명을 살피는 사주(四柱)가 옳겠는가? 겨울 심야에 태어나면 성격이 음울하고 여름 낮 출생자는 경망한가? 태어나는 시점의 우주 기운이 일생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고? 맨정신으로 판단하면 황당하지 않는가. 글로벌 대기업의 사옥 상량식이나 과학자 등산 모임의 시산제에도 돼지머리 고사가 횡행한다.

    한국의 지식인, 사회지도층 가운데 역술 따위를 신봉하는 분들이 적잖다. 관련 서적들은 오랜 지혜의 보고(寶庫)라는 예우를 받는다. 동양고전은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력을 주긴 하나 복잡다단한 현대에 점서(占書)로 쓰이기엔 허술하다. 심오한 듯하지만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논리가 대부분이다.

    예언과 달리 미래 예측은 데이터 분석, 시나리오 작성, 학문적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과학이다. 예측은 적중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유용하다. 황당무계한 신비주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허상의 노예가 된다.


    고승철 언론인·저술가(전 동아일보 출판국장)

     


    "공공영역인 보도채널을 민간에 개방, 사회적 숙의 노력"

    [2023 신년사] 우장균 YTN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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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장균 YTN 사장

    존경하는 YTN 사원 여러분. 2023년 계묘년이 밝았습니다.

    계묘년의 상징, 검은 토끼는 자신을 다른 동물로부터 지키기 위해 영특한 머리로 자신의 앞날을 내다보며 몇 수 앞을 미리 구상하는 치밀한 동물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만물의 성장과 번창, 풍요를 상징한다고도 합니다. 올 한 해도 YTN이 외부의 여러 도전과 위기에 슬기롭게 대응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의 긴 터널에서 마침내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 한 해 YTN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보도에서는 정치, 경제 권력을 견제할 뿐 아니라 또 다른 권력이 된 거대 노조의 비리를 고발했고, 정부 고위층의 떳떳하지 못한 과거 행적을 파헤쳐 공론의 장에 세웠습니다. 소비자 건강을 위협하는 글로벌 기업, 부실 공사와 허술한 도시개발을 일삼는 공공 시스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지 않는 공공기관의 행태 등을 지적하며 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데 충실했습니다.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북한 내 코로나 사태를 단독 보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현지에 취재진을 파견해 전쟁의 참상을 실시간으로 전했으며,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미얀마에서는 국내 언론 최초로 시민 저항군 본부를 직접 찾아가 취재하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한국 대표 뉴스 채널의 자긍심을 지켰습니다.

    파장이 컸던 단독 보도들은 각종 외부 단체의 특종상 수상으로 이어져 YTN의 위상을 드높였고,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에서 2년 연속으로 한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경영 측면에서도 YTN이 이뤄낸 성과는 눈부셨습니다. 매출과 영업 실적 모두 2년 연속으로 창사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흑자 규모를 대폭 늘리는 등 재정 기반을 더욱 탄탄히 쌓고 있습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미디어 시장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YTN플러스를 합병하면서, 디지털 저널리즘 구현과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중요한 기틀도 마련했습니다.

    이 모든 성과는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준 YTN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입니다. 다시 한번 사원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함께 이뤄낸 성장의 결실은 모든 구성원에게 합당한 보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회사가 사내 근로복지기금도 출연해 구성원들의 복지 향상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지난 이태원 참사 당시‘취재 후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한 사례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사원들의 안전과 보건을 강화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자랑스러운 YTN 사원 여러분.

    새롭게 시작되는 2023년 한 해도 YTN은 장밋빛 전망보다는 많은 위기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 등의 여파로 올해 방송 광고시장은 매우 어려울 거로 전망됩니다.

    뉴스 플랫폼의 다양화로 언론사들은 치열한 정글 자본주의에서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국민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춰 콘텐츠 혁신과 새로운 방송시장 개척을 주도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에 주저 없이 나서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특히 양분화된 여론 지형과 확증 편향의 여파로 주변에서 YTN은 누구의 편이냐고 묻는 압박도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한 보도, 진실한 보도의 원칙을 가슴에 새기고, 언론인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취재·제작·편성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보도국에 대한 관여는 최소화하고 지원은 최대화하는 사장이 되겠다는 취임 때 약속을 지키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YTN 사원 여러분.

    무엇보다 올해는 YTN이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와 마주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공적 소유 체제로 유지돼온 YTN 지배구조의 변화 가능성입니다. 노조와 직능단체, 기수별 성명 등을 통해 많은 사내 구성원들이 의견을 표명했고, 불안감이 큰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회사의 입장도 여러분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 회사는 대주주인 한전KDN과 마사회 등 공공기관의 YTN 지분 매각 추진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일방적인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YTN이 대한민국 대표 뉴스채널로 자리매김하게 된 밑거름은 공적 소유구조에서 비롯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과 보도의 자율성이라는 점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더군다나 YTN이 보유 중인 자산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고,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도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적자 해소 등을 이유로 민간 매각을 서두르는 것은 명분도 부족하고 논리적으로도 모순됩니다.

    특히 정부 허가가 필요한 보도전문 채널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고려 없이 YTN의 지분을 민간 업체에 넘기고, 그 과정에서 YTN이 소유한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이자 국가 중요시설인 서울타워의 자산가치 등을 임의로 평가해 매각을 진행할 경우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보도채널 가운데 민간기업이 최대 주주인 방송사는 없습니다. 회사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YTN 지분 매각이 과연 공공기관 혁신을 위한 올바른 대안인지, 지금까지 공공 영역으로 간주돼온 보도채널을 민간 사업자에게 개방하는 게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는지, YTN 지분 매각으로 민간 방송사업자가 늘어날 경우 이미 포화 상태인 방송시장 경쟁이 더욱 과열되는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검토 했는지 등에 대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공론의 장에서 충분한 사회적 숙의와 합의를 거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취임 당시 사심 없이 100년 YTN 초석을 만드는 데 공헌하겠다고 여러분께 약속했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YTN 지배구조 변화 과정이 지금껏 쌓아온 YTN의 공공성을 해치거나 구성원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로 귀결되지 않도록 좌고우면하지 않고 사장으로서 담대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올해도 변함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위기 때마다 빛났던 YTN의 저력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발휘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YTN 사원 여러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모든 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혐오의 시대, '톨레랑스' 사라진 한국 사회 곳곳 멍든다

    우주성 기자·백소희 수습기자



    입력 2023-01-02 13:50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태평로 숭례문 일대에서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49일을 맞이한 지난달 16일, 포털과 지상파 3사, 주요 종편과 일부 언론은 일제히 각사의 댓글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참사 추모제를 앞두고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혐오 댓글이 게재되는 것을 우려한 사전 조치였다. 실제 한 언론사와 카이스트가 이태원 참사 직후 10일간 네이버 기사에 게재된 댓글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댓글의 58%는 혐오 발언인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의 혐오 여론은 고스란히 오프라인으로 이어져 일부 시위대와 유족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국 사회의 혐오·갈등 수위가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0명 중 5명은 우리 사회의 혐오 수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같은 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내놓은 조사에서 한국사회의 갈등지수는 이미 2016년 기준 OECD 30개국 중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정부의 갈등관리능력은 27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정치와 법치가 갈등 해소와 공론의 기능을 상실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양극화와 다문화 등 사회 변화에 따른 새로운 혐오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등을 통한 ‘혐오의 보편화’도 빠르게 유행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양극화·공포심리가 혐오정서로...온라인이 ‘촉매’
    특히 최근에는 양극화와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소수자·약자 혐오가 강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나 장애인 시설에 대한 혐오 발언처럼 경제적 이해관계와 맞물린 혐오 발언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해관계나 가치관과 어긋나면 곧바로 적대와 혐오를 표출하는 모습이 세대·남녀 간 등 모든 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수자에 대한 경계심을 ‘공포’로 뒤틀고 이를 통해 혐오정서를 강화하는 모습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장애인이나 다문화·이주민 집단은 사실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약한 집단이다. 혐오의 원형인 ‘중세 마녀사냥’처럼 소수자들을 위협과 공포의 존재로 여기도록 만드는 게 현 혐오 현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한국 사회의 혐오와 갈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크게 2가지를 꼽는다. 우선 국내 정치가 갈등과 혐오를 재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정치에서도 타협의 모습을 일절 보이지 않고 갈등을 지속 확산하고 있다. 이것이 사회 일반에도 영향을 미쳐 다른 가치를 용납하지 못하는 정서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 갈등을 해소해야 할 사법부도 혐오에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 논란의 경우 공사중지 처분이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마저 나온 상황이지만, 이를 둘러싼 혐오와 대립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상의 혐오발언도 갈등 양상을 증폭시키는 주 요인으로 지적된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시민들이 혐오 표현을 접한 주요 경로(복수응답)로 인터넷 방송 39.7%, 온라인 포털·카페·커뮤니티 31.8% 등 온라인이 가장 높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 교수는 “소통공간이라는 특징을 가진 인터넷의 여과 기능이 작동하지 못해 혐오 표현이 더욱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설 교수도 “SNS 등은 의견이 동일한 사람들만이 뭉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며 "이런 확증편향이 혐오와 갈등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가가 갈등관리 위한 사회적 장치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위험수위로 얼룩진 혐오·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사회적 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사회 지도층들이 혐오로 인한 사회 균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하는 행동지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설 교수도 “갈등은 현대 사회에서 필연적 부분이지만 결국 국가가 이를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면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사회에서는 일부의 혐오 발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발언에 대해 동일하게 극단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 확산에 대해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용자들도 정보를 확인할 때 SNS 등에 의존하지 말고, 방송과 신문 등의 정확한 보도와 전문가의 해석, 신뢰할 만한 정보를 수집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66% “우리편은 합리적, 저들은 팩트도 무시”

    [하나의 나라, 두쪽 난 국민] [2] 내편은 팩트, 네편은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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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3명 중 2명(66%)은 자기와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도 생각을 바꾸지 않으리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67.8%, 민주당 지지층은 73.1%가 그렇다고 답했다. 나와 우리 편은 합리적 사고를 하지만, 지지 정당이 다른 ‘저들’은 대책 없는 ‘꼴통’ ‘대깨X’라고 보는 것이다. 팩트마저 인정하지 않는 진영 논리를 토대로 가짜 뉴스도 범람하고 있다. 통계·과학·팩트는 뒷전이고 ‘우리 편이냐 아니냐’가 최우선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두쪽난 국민 여론조사
    두쪽난 국민 여론조사

    지난해 정치권을 흔든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한 인식이 대표적 사례다. 이 주장은 목격담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이라고 시인했지만, 의혹을 제기했던 야당은 “거짓이라면 유감”이라며 공식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야당이 이런 태도를 보이자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10명 중 7명(69.6%)은 여전히 청담동 술자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다.

    여당 지지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선 전부터 온라인상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소년원에 들어간 적이 있다는 내용이 퍼졌다. 검찰이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고, 이를 공표한 사람은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43.4%가 ‘소년원 복역설’이 사실일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더 자극적인 콘텐츠로 돈벌이를 하는 일부 극단적 유튜브 채널이 가짜 뉴스를 확산하고 확증 편향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정치 시사 관련 유튜브를 매일 한 건 이상 본다는 응답이 절반(46.9%)에 달했는데, 유튜브 시청 빈도가 높을수록 상대 진영 사람들을 불편해하고 불신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청담동 술자리’ 거짓 판명났지만… 민주 지지층 70% “사실이다”

    [하나의 나라, 두쪽 난 국민] [2]
    팩트 인정않는 진영논리, 가짜뉴스까지 확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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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국민 가운데 가짜 뉴스로 판명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의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를 사실이라고 믿는 비율과 거짓이라고 보는 비율이 각각 40%가량으로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당 지지자는 대다수가 가짜 뉴스라고 생각하지만 야당 지지자의 대다수는 사실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대선 때 일부 유튜버가 유포한 가짜 뉴스인 ‘이재명 후보 소년원 출신설’은 야당 지지자의 다수가 거짓으로 생각하는 반면 여당 지지자 중에선 사실로 믿는 사람이 더 많았다. 여야(與野) 간 사생결단의 충돌로 정치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면서 여야 지지층도 진영 논리에 갇혀 상대 정당에 불리한 가짜 뉴스를 밀어주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조선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서울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체 응답자는 ‘사실일 것’(39.6%)과 ‘거짓일 것’(40.3%)이란 응답이 비슷했다. ‘모름·무응답’은 20.1%였다. ‘청담동 술자리’는 첼리스트의 경찰 진술 등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고, 국회에서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 등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는 청담동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술자리를 했다는 주장이 ‘사실일 것’이란 응답이 대다수인 69.6%에 달했고 ‘거짓일 것’은 11.5%에 불과했다. 정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자는 77.9%가 ‘거짓일 것’이라고 했고 ‘사실일 것’은 13.9%였다. 연령별로 20~50대는 청담동 술자리를 사실로 믿는 비율이 ‘거짓일 것’보다 10~20%포인트가량 높은 반면 60대는 62.6%, 70대 이상은 66.0%가 ‘거짓일 것’이라고 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에선 ‘사실’(55.1%)이 ‘거짓’(20.1%)보다 높은 반면 대구‧경북은 ‘거짓’(52.8%)이 ‘사실’(18.4%)보다 높았다.

    한편 법원이 허위로 인정해 유포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이재명 대표가 초등학교를 퇴학당하고 범죄로 인해 소년원에서 복역했다는 주장’에 대한 전체 응답자 의견은 ‘사실일 것’ 25.9%, ‘거짓일 것’ 41.6%, ‘모름·무응답’ 32.4% 등이었다. 이 대표의 소년원 출신설도 여야 지지자별로 믿는 비율이 크게 달랐다. 민주당 지지자는 ‘거짓’(63.7%)이란 응답이 ‘사실’(11.6%)보다 높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자는 ‘사실’(43.4%)이란 응답이 ‘거짓’(27.5%)보다 높았다.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로 여야 지지자 간 상대 정당에 대한 혐오가 강해지면서 가짜 뉴스 확산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자정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노력해야 하는 정치권이 최근에는 오히려 정치적·금전적 이득을 위해 가짜 뉴스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영 대결의 격화로 여야 강경 지지층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구미에 맞는 정보만 취사 선택하고 유포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유권자들이 여야가 내놓는 정책에 대한 합리적 판단보다는 ‘너는 나와 다르다’는 감정적 이유로 상대를 미워하며 당파적으로 유리한 정보만 믿는 확증 편향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12월 26~27일 전국 18세 이상 102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 번호를 사용한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은 2022년 1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로 인구 비례 할당 후 가중치를 부여해 추출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1.7%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악마들의 ‘러시안룰렛’

    • 안휘
    • 등록 2023.01.04 06:00:00
    • 13면
    안휘 소설가
    ▲ 안휘 소설가


     

    -생과 사의 경계에서 분투하는 이들 옆에서 일부 시민들이 구급차의 붉은 경광등을 빛 삼아 떼 춤을 췄다. 사고가 난 걸 알면서도 그들은 자신의 유흥을 멈추지 않았다.- 한 신문에 실린 칼럼 한 대목이 끔찍한 이태원 참사를 기억 속에서 다시 소환하네요. 그때 거기에 악마들이 있었군요. 어쩌면 악마는 우리에게서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닐지도 몰라요. 


    흑토(黑兔) 새해가 시작됐지만, 세상이 딱히 달라질 것 같지 않은 정초예요. 이 시대 최고의 시사 논객 중 한 분인 전북대학교 강준만 교수가 지난 연말 ‘퇴마 정치’라는 제목의 새 책을 냈군요. 진보 진영에 대한 논리정연한 비판을 서슴지 않아 온 강 교수는 『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한 민주당』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도 민주당에 대해서 혹독한 쓴소리들을 늘어놨네요. 


    강 교수는 일찍이 다른 저서에서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사례를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며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이었기 때문”이라고 맹타한 바 있어요. ‘퇴마 정치’에서 강 교수가 쓴 표현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윤석열 악마화’는 사실상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후안무치를 폭로하는 부메랑이 되고 말았다”고한 표현이군요. 


    역사 속에서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그렇고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정치는 아무래도 ‘천사의 영역’은 아닌 듯해요. 일단 정치권에 들어가면, 제아무리 훌륭한 인품으로 사회경력을 쌓은 인재라도 악마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더라고요. 물론 ‘돈’이 신분을 가름하는 자본주의 세상이 천사의 품성만으로는 안 되는 매우 난해한 구조이긴 하지만요. 


    아무리 그래도, 결과적으로 악마들의 ‘제로섬(zero-sum)’ 게임에 불과한 여야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상대의 온몸에 오물을 처바르면 자신이 더 깨끗해지리라는, 저 무지막지한 오신(誤信)을 대체 어찌해야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작금의 정쟁이 이젠 죽기살기식 ‘러시안룰렛’ 게임으로 치닫는다는 사실이에요. 


    권력 놀음에 미친 그들에게서는 단 한 톨의 애국심(愛國心)도 발견이 안 된다는 대목이 서글프네요. 오로지 금권에 취한 악귀들이 되어 조금이라도 더 갖고, 더 먹겠다고 아우성치며 드잡이질만 일삼을 따름이죠. ‘확증편향’이라는 맹독성 마약을 뿌리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을 맹종의 멍텅구리로 만들어 볼까 발싸심하는 모리배들에 불과하죠. 


    권력을 쟁취한 쪽은 ‘법’을 무기로 상대방을 초토화하려는 관성을 멈추지 못하고, 권세를 빼앗긴 쪽에서는 판을 엎으려는 선동을 위해서 생떼건 음모건 막 들이밀며 대들고 있네요. 결국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게 뻔하죠. 그게 ‘러시안룰렛’의 결말이니까요. 정말 약이 오르는 건, 그들이 자꾸만 무슨 ‘민주투사’ 내지는 ‘애국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사실이에요. 참으로 징그러운 좀비들이네요. 그렇죠?



    허위판명 ‘청담동 술자리’, 野 지지층 70%“사실”…이재명 소년원 복역설엔 與지지층 43.4%가 “사실”

    최얼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4 10: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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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정치양극화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조선일보-케이스탯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거짓으로 판명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술자리’의혹을 사실이라고 믿는다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무려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대선 때 일부 유튜버가 유포한 가짜 뉴스인 ‘이재명 후보 소년원 출신설’에 국민의힘 지지자 43.4%가 사실로 믿고 있다고 응답했다.

    두 의혹모두 거짓으로 판명된 의혹들이지만, 여야 지지층도 진영 논리에 갇혀 상대 정당에 불리한 가짜 뉴스를 밀어주는 현상이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이미지-케이스탯리서치

     

    조선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전국 18세 이상 1022명(응답률 11.7%)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발표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서울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체 응답자는 ‘사실일 것’(39.6%)과 ‘거짓일 것’(40.3%)이란 응답이 비슷했고,‘모름·무응답’은 20.1%였다.

    ‘청담동 술자리’는 첼리스트의 경찰 진술 등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고, 국회에서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 등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에서는 사뭇달랐다. 민주당 지지층은 청담동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술자리를 했다는 주장이 ‘사실일 것’이란 응답이 대다수인 69.6%에 달했고 ‘거짓일 것’은 11.5%에 불과했다.

    정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자는 77.9%가 ‘거짓일 것’이라고 했고 ‘사실일 것’은 13.9%였다. 연령별로 20~50대는 청담동 술자리를 사실로 믿는 비율이 ‘거짓일 것’보다 10~20%p가량 높은 반면 60대는 62.6%, 70대 이상은 66.0%가 ‘거짓일 것’이라고 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에선 ‘사실’(55.1%)이 ‘거짓’(20.1%)보다 높은 반면 대구‧경북은 ‘거짓’(52.8%)이 ‘사실’(18.4%)보다 높 았다.

    ▲이미지-케이스탯리서치

     

    법원이 허위로 인정해 유포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이재명 대표가 초등학교를 퇴학당하고 범죄로 인해 소년원에서 복역했다는 주장’에 대한 응답자의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전체 응답자중 이 대표의 ‘소년원복역’설에 ‘사실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5.9%, ‘거짓일 것’ 41.6%, ‘모름·무응답’ 32.4% 등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는 ‘거짓’(63.7%)이란 응답이 ‘사실’(11.6%)보다 높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자는 ‘사실’(43.4%)이란 응답이 ‘거짓’(27.5%)보다 높았다. 거짓으로 판명난 이 대표의 소년원 복역설에 민주당 지지층은 거짓이란 응답이 높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사실이란 응답이 절반가까운 응답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로 여야 지지자 간 상대 정당에 대한 혐오가 강해지면서 가짜 뉴스 확산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자정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노력해야 하는 정치권이 최근에는 오히려 정치적·금전적 이득을 위해 가짜 뉴스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영 대결의 격화로 여야 강경 지지층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구미에 맞는 정보만 취사 선택하고 유포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유권자들이 여야가 내놓는 정책에 대한 합리적 판단보다는 ‘너는 나와 다르다’는 감정적 이유로 상대를 미워하며 당파적으로 유리한 정보만 믿는 확증 편향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조사는 휴대전화 가상 번호를 사용한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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